해원석결
오늘 이 도량의 동업 대중이여, 일체 중생에게는 다 원한의 대상이 있느리라. 그것을 어떻게 아는가?
만일 원한의 대상이 없으면 악도가 없을 터인데, 지금도 악도가 없어지지 아니하고 삼악도가 항상 끓고 있기 때문에 원한의 대상이 끝이 없다는 것을 알수가 있느라.
(중략)
어찌하여 그러한가? 아주 오랜 옛적부터 일체 중생이 어두운 생각들을 서로 전하여 무명에 덮이고, 애욕에 빠져 삼독을 일으키고 네 가지 전도를 일으켰느니라. 또한 삼독으로부터 십번뇌가 일어나며, 오견으로부터 외도들의 62견이 일어나고, 몸과 말과 뜻을 의지하여 십악을 일으키나니, 몸으로는 살생과 도둑질과 음행을, 입으로는 망어와 기어와 양설과 악구를 뜻으로는 탐심과 진심과 치심을 일으켜서, 스스로도 십악을 행하고 다른 이에게도 십악을 행하게 하면서 십악법을 찬탄하며, 십악법을 찬탄하는 이는 몸과 말과 뜻으로 40종류의 악을 일으키느니라.
또 육근으로 육경을 탐착하여 마침내는 8만 4천 번뇌의 문을 열게 되느니라. 한 생각 동안에 62견을 일으키고, 한 생각 동안에 40종류의 악을 행하고, 한 생각 동안에 8만 4천의 진로문을 열 수 있거늘, 하물며 한달 1년 더 나아가 일생 동안 일으키는 죄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이와 같은 죄악이 무량무변하여 원한의 대상을 찾기를 끊임없이 계속하게 되지만, 어리석은 중생들은 무명으로 지혜를 덮고 번뇌로 마음을 덮어서 이를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전도된 마음으로 경의 말씀을 믿지 않고 부처님 말씀을 의지하지 않기 때문에, 원결을 풀 생각도 해탈하기를 바라지도 않나니, 마치 불을 찾아 덤비는 나방과 같이 스스로 악도 속으로 들어가 수많은 세월동안 무량한 고통을 받느니라.
또한 업보가 끝이나서 다시 사람이 된다 할지라도, 이러한 악인은 고칠줄을 모르나니, 그러므로 성현들께서는 대자대비한 마음을 일으켜 원한의 대상을 찾는 중생들을 바르게 이끌고자 하는 것이나라.
이제 저희도 보리심을 발하고 보살도를 행하고자 하옵니다. 중생을 괴로움에서 구하는 것을 양식으로 삼고, 원결을 푸는 것을 요긴한 행으로 삼고, 중생을 버리지 않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 보살마하살이시여. 저희도 오늘 그와 같이 용맹심을 일으키고 자비심을 내어, 부처님의 마음과 부처님의 힘을 이어받아, 도량에 번을 세우고 감로의 북을 치면서, 지혜의 활과 견고한 화살로 사생육도 속의 삼세 원수와 부모와 스승과 육친 권속을 위하여 원결을 푸옵나니, 이미 맺어진 원결은 모두 풀리고, 아직 맺어지지 않은 원결은 끝까지 맺지 않게 하여지이다.
원하옵건대 모든 무처님과 큰 보살들께서는 자비력과 본원력과 신통력으로 가피를 내려 보호하시고 삼세의 무량한 원결들을 절복하고 섭수하시어, 오늘부터 보리에 이를 때까지 맺힌 원결들이 모두 풀리게 하옵시고 다시는 원결을 맺지 않게 하여, 마침내는 모든 괴로움을 끊게 하여지이다.
저희가 지금 사생육도 속의 삼세 원수와 부모와 스승과 일체 권속을 위해, 지극한 마음으로 오체투지하면서 세간의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 귀의하옵니다.
(중략)
오늘 이 도량의 동업 대중이여, 무엇이 원수와 고통의 근본이 되는 줄을 알고 있느가? 눈으로 빛을 탐하고 귀로 소리를 탐하고 코로 향기를 탐하고 혀로 맛을 탐하고 몸으로 부드러움을 탐하여, 항상 오경의 속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오래도록 해탈하지 못하는 것이니라.
또한 육친과 일체 권속이 우리들 삼세의 원수이니, 모든 원한의 대상은 친하데서 생기느니라. 만일 친한 사이가 없으면 원수도 없을 것이요, 친한 이를 여의면 곧 원수를 여읠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만일 서로가 다른 고장으로 가서 떨어져 있으면 마침내 원한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게 됨과 같으니라.
실로 원한을 일으키는 것은 친함으로부터 생기나니, 친한 이에게 탐진치의 삼독심을 일으키기 때문에 충돌이 생기고, 서로 충돌하기 때문에 원한을 일으켜 친척과 권속들이 서로 원망하나니, 혹 부모가 자식을 원망하고 자식이 부모를 원망하고 형제나 자매가 서로 원망하고 서로 싫어하며, 조금만 안 맞아도 성을 내느니라.
가령 재물이 많이 있으면 친척들이 서로 달라고 하고, 주면 적게 준다고 하고, 더 주어도 항상 부족하게 생각하고, 달라는 대로 백번을 주어도 은혜로 생각하지 않을 뿐더러, 한번만 이라도 불쾌함을 느끼게 되면 문득 분노를 일으키느니라. 이렇게 잠깐 나쁜 생각을 품어 원수를 맺고, 화를 불러일으키는 실마리를 만들어서 대대로 계속 이어가게 되느니라.
이로써 추측하여 보건대, 삼세의 원수란 결코 다른 이가 아니다. 모두가 나와 친했던 권속들이니, 권속이 곧 원수가 되는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이러할진대, 어찌 꾸준하게 허물을 뉘우치지 않을 것인가?
(중략)
원하옵건대 부처님의 힘과 법의 힘과 깨달음의 경지가 높은 보살님의 힘과 일체 성현의 힘으로, 육도 속에 있으면서 원한의 대상이 된 저희 부모와 친척과 그 권속들 모두가 동시에 이 도량으로 와서, 전세의 죄를 참회하고 원결을 풀어지이다. 만일 몸에 장애가 있어 오지 못하는 이는 삼보의 힘으로 그들의 영혼을 섭수하여 올 수 있게 하여, 저희의 참회를 받고 모든 원결을 풀어 해탈을 얻게 하여지이다.
이 도량의 대중들은 각각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나이다. 저희의 영식이 생겨난 뒤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러 생의 부모와 고모 이모 삼촌 등 여러겁의 친척과 내외 권속들에게 탐진치 삼독심을 일으켜 십악업을 지었나이다. 그러나 지은 업을 알지도 못하고 믿지도 않은 채 무명에 사로잡혀 부모등의 권속 및 육도 중생들과 더욱 깊은 원결을 맺게 되었나이다. 이와 같은 죄가 무량무변하오며, 오늘 모두 참회하면서 소멸되기를 발원하옵니다.
또한 아주 오랜 옛적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어떤 때는 성을 내고 어떤 때는 탐욕을 부리고 어떤 때는 어리석음으로 가자가지 죄를 지었나이다. 이와 같은 죄악이 무량무변하오며, 모두 참회하면서 소멸되기를 발원하옵니다.
또한 아주 오랜 옛적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때로는 논밭 때문에 때로는 집 때문에 때로는 재물 때문에 원한을 살만한 업을 지었고, 권속들을 살해하는 등의 죄업 또한 다 말할 수 없으나, 맺은 원한을 풀 기약이 없었나이다. 이를 부끄러이 여기면서 오늘 드러내어 참회하옵니다. 원하옵건대 부모 육친과 모든 권속들은 자비한 마음으로 저의 참회를 받아들여 모든 원결을 풀어 버리고, 다시는 원결을 맺지 않게 하여지이다.
또한 훔치고 사음하고 나쁜 말을 하면서 십악업과 오역죄를 많이 지었고, 뒤바뀐 망상으로 여러 경계를 따라 갖가지 죄를 지었나이다. 이와 같은 죄가 한량없고 끝없나니, 어떤 때는 부모님께 지었고, 어떤 때는 형제자매에게 지었으며, 어떤 때는 집안의 어른들께 지었나이다. 그리고 영식이 생겨난 뒤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육친 권속들에게 일으킨 이러한 죄와 죄의 원인과 괴로운 과보와 원한을 맺은 겁수와 원결의 많고 적음 등을,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경지 높은 보살님들은 다 아시고 다 보셨을 것이옵니다.
(중략)
거듭 원하옵건대 부모와 친척과 모든 권속들 중에 원결을 가지고 육도 속에 있는 이와 다른 일체 중생도 다 함께 원결을 풀어서 삼세의 원결을 일시에 소멸하고, 오늘부터 보리도량에 이르는 그날까지 영원히 삼악도를 여의고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의 고통을 끊어서, 모두가 화합하기를 물에 젖을 탄 듯이하고, 일체에 장애됨이 없기를 허공처럼 되게 하여지이다.
또한 언제나 법과 친한 자비 권속이 되어 무량한 지혜를 스스로 닦아 익히고, 일체 공덕을 남김없이 성취하며, 용맹 정진하여 보살도를 행하되 게으름을 부리지 않는 등, 부처님 같은 마음과 부처님 같은 서원으로 부처님의 신구의 삼업인 삼밀을 얻고, 오분법신을 구족하며, 마침내는 무상보리를 얻어 등정각을 성취하여지이다.
오늘 이 도량의 동업 대중이여, 이제 우리가 부모 친척 등의 원결을 풀었으니, 다음으로는 스승의 원결을 풀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대중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마땅히 스승의 은혜를 생각해야 하느니라. 부모가 비록 낳아서 기르고 가르치기는 하나, 능히 삼악도를 여의게 하지는 못하느니라. 하지만 스승은 대자비로 아이에게 권유하여 출가하고 구족계를 받게 하나니, 이는 곧 아라한의 태를 배어 아라한의 과를 낳게 하며, 생사의 괴로움을 떠나 열반의 낙을 얻게 하느니라.'
스승은 이와 같이 세간을 벗어나게 하는 큰 은덕이 있으니, 이 은덕을 누가 능히 갚을 것인가? 비록 죽을 때까지 도를 행할지라도, 자리는 될지언정 스승의 은혜를 갚는 것은 아니니라.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천하의 그 어떤 선지식이라도 스승보다 뛰어난 이는 없다'고 하신 것이다.
(중략)
"어리석어 스스로만 믿을 뿐 재앙이 닥쳐옴을 믿지 아니하며, 스승을 비방하고 스승을 헐뜯고 스승을 미워하고 스승을 질투하는 무리가 있나니, 이들은 법속의 큰 악마요 지옥의 종자로서, 스스로 원결을 맺어 무궁한 죄보를 받느니라.
저 화광비구는 법문을 잘하였는데, 교만을 품은 한 제자가 스승의 말을 믿지 않고 말했느니라.
'우리 스승은 지혜가 없고 공허한 일만을 찬탄한다.'다음생에 나는 그 분을 보고 싶지 않다.'
이렇게 법을 비법이라 하고 비법을 법이라고 말하면서 법을 잘못해석하였기에, 계생을 범하지 않고 잘 지켰으나, 죽은 다음에 쏜살같이 아비지옥으로 들어가 80억겁을 지내면서 큰 고통을 받았느니라."
(중략)
스승에 대해 나쁜 말 한마디 하고도 아비지옥에 떨어져 80억겁을 고생하였는데, 하물며 출가한 후로 오늘까지 스승에게 저지른 악업이 무량하다면 죽은 다음 저 제자가 받은 과보보다 훨씬 더하게 되느니라. 어찌하여 그러한가? 스승이 항상 가르치고 깨우쳐 주어도 제자가 그대로 수행하지 않고 스승을 거역하는 일이 많으며, 무엇을 주더라도 만족하지 않느니라. 이에 스승이 제자를 꾸짖기도 하고, 제자가 스승을 원망하기도 하여, 삼세 속에서 기쁜과 노여움이 한량없게 되고, 이에 따른 죄 또한 다 말할 수 없이 많게 되기 때문이니라.
(중략)
삼독심으로 서로 비방을 할 뿐, 충성스런 마음도 공경하는 뜻도 없거늘, 어떻게 자신이 부처님 계율을 위반한 것에 대해 생각하리요. 나아가 큰 소리와 거친 말로 서로 꾸짖고, 스승의 교훈을 조금도 믿지 않으며, 상 중 하좌가 각각 원한을 품고 서로 시비를 일으켰기 때문에 악도 중에서 많은 원한의 대상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니라.
이러한 시비와 원결은 모두 스승과 제자와 함께 공부하는 도반들 사이에서 생겨나게 되며, 상 중 하좌에게까지 원한의 마음을 내게 되면 그 대상이 한량없느니라.
그러므로 경에 이르시기를, '이 세상에서 조금만 미워하여도 내생은 점점 심하여 큰 원수가 된다'고 하신 것이니, 하물며 종신토록 일으킨 악업들이랴.
(중략)
이러한 원결은 무궁무진하고 형상이 없기 때문에 기한도 없고 겁수도 없으며, 고통을 받을 때는 참고 견딜 수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보살 마하살은 원수다 친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비심으로 모두를 평등하게 섭수하느니라.
(중략)
저희가 지극한 마음으로 오체투지하면서, 영식이 생겨난 때부터 지금까지 출가를 한 수많은 생에서 스승이었던 분들 중에 원결이 있는이와, 같은은 단상의 증명법사 중에 원결이 있는 이와, 함께 공부를 한 상 중 하좌 중에 원결이 있는 이, 인연이 있거나 인연이 없거나 간에 시방세계 사생육도 속의 삼세 원결 대상이 되거나 대상이 아니거나 경하거나 중한 권속들, 곧 육도의 일체 중생 중에 우리와 원결이 있어 지금 그 대상이 되어 있거나, 미래에 원결의 대상이 될 이를 위해 오늘 모두 참회를 하여 원결이 다 소멸되기를 원하옵니다.
(중략)
오늘 여기 있는 대중들은 각자 노력하고 시간을 다툴지어다. 만일 허망한 정에 맡겨놓으면 나아감이 더디고, 지금의 수고로움을 참고 견디면 나아감이 빠르느니라. 그러므로 경에 이르기를 '자비가 곧 도량이니 괴로움을 잘 참는 연고요, 발심과 수행이 곧 도량이니 일을 잘 판단하는 연고이니라'고 하셨느니라.
(중략)
마땅히 알아라. 훌륭한 과보를 구하려면 마음과 일을 함께 행해야 하나니, 서로 더 잘하려는 마음을 내고 매우 부끄러워 하면서 참회하여 죄를 멸하고 원결을 풀어야 하느니라. 만일 다시 어두운 곳에 빠지면 벗어날 기약이 없나니, 모두가 해탈하여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중략)
오늘 이도량의 동업 대중이여, 무릇 원한의 대상이 서로 만나는 것은 삼업이 사람을 조정하여 괴로운 업보를 받게 하고자 하기 때문이니라. 이제 우리가 괴로움의 근본을 알았으니 마땅히 괴로움을 용맹스럽게 꺾어 버려야 하고, 괴로움을 멸하는 데는 참회가 자일이나라.
그러므로 경에서 두 사람을 칭찬하였나니, '첫째는 죄를 짓지 아니한 이요, 둘재는 능히 참회한 이다'고 하였느니라. 대중들이여, 지금 참회를 하려거든 마음을 개끗이 하고 몸가짐을 단정히 한 다음, 속으로 크게 부끄러워하고 밖으로 슬퍼하면서, 두 가지 마음을 일으키면 멸하지 못할 죄가 없느니라.
무엇이 두가지 마음인가? 첫째는 참이요 둘째는 괴이니라. 참은 하늘에 대한 부끄러움이요 괴는 사람에 대한 부끄러움이며, 참은 스스로 참회하여 원결을 멸하는 것이요 괴는 다른 이로 하여금 결박을 풀게 하는 것이며, 참은 여러 가지 선을 짓는 것이요 괴는 보고 기뻐하는 것이며, 참은 안으로 부끄러워하는 것이요 괴는 사람들을 향하여 부끄러움을 드러내는 것이니라. 이 두가지 법은 수행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걸림 없는 낙을 얻게 하느니라.
대중들이여, 오늘 크게 참괴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크게 참회하면서 지극한 마음으로 사생육도의 중생들을 어여삐 여길지니라. 무슨 까닭인가?
경에 이르기를 '일체중생은 모두 친척이 될 연이 있어서, 혹 부모가 되고 스승이 되고 형제자매가 되지만, 무명의 그물에 얽혀 서로 알지를 못하고,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 해롭게 하고, 해롭게 하기 때문에 원한이 그지없어 많아진다'고 하였느니라.
대중은 오늘 이 이치를 잘 깨달아 지극한 정성으로 마음을 가다듬어서, 일념으로 시방의 부처님을 감동케하고 한 번의 절로써 무량한 원결을 끊어 버릴지이어다.
(중략)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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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줄요약
1. 한생으로 40종류의 악을 행하고 한 생각동안 8만4천의 진로문을 열수 있거늘 일생동안 짓는 죄야 오죽하랴.
2. 원한의 대상은 친한데서 생긴다 친한사이가 없으면 원수도 없다.
3. 삼생애에 대한 원수란 모두 나와 친했던 사람들
4. 부모 친척 축생등등 원수다 친한이다라는 생각을 버리고 부처님과 같은 마음으로 참회와 모든 원결을 풀어서 삼생애의 원결을 일시에 소멸시키자.
5. 스승님을 공경하라 어떤분이 '스승을 다시는 안보겠다'이 한마디에 지옥에 빠져 80억겁 동안 고통받음.
6. 괴로움을 잘 참아라. 괴로움을 멸하는 데는 참회가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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